베르그만의 법칙
키가 큰 나라들는 북유럽이 정평이 나 있다. 성인 남자 평균키 기준으로 스웨덴 181cm, 노르웨이 182cm, 덴마크 182cm, 핀란드 181cm, 리투아니아 181cm, 라트비아 181cm 등으로 평균 180cm가 넘는 세계 최장신 지역으로 여자들의 평균키 역시도 170cm를 넘긴다.
세계적으로 가장 키가 큰 나라론 네델란드가 평균키 184cm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북유럽과 가까운 위치에 있고, 북유럽과 접해있는 독일 178cm, 폴란드 179cm로 역시 장신 국가들이다.
춥디 추운 북방에서 살아온 앵글로 색슨족과 게르만족은 예로부터도 몸집이 두껍고 키가 큰 것으로 유명했고, 상대적으로 온난한 지역에 살아온 라틴계나 아시안 등의 체구가 작은 것이 우연만은 아닐 확률이 높다.
바로 그 이유를 뒷받침하고 있는 유명한 베르그만의 법칙에 대해서 알아보자.
이 이론의 근거는 체온유지에 있다. 항온동물은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몸에서 열을 내뿜는데 체구가 커질수록 열생산량이 증가하고, 상대적으로 표면적이 작아지므로 추운지역에서 체온을 유지하기 쉽게 진화한다는 것.
여기서 우리는 표면적을 이해해야한다. 조금 어려워진다. 상식적으로 몸이 커지면 표면적도 커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사실은 몸이 커지면 총표면적은 커지지만 그만큼 부피가 커지기 때문에 부피 대비 표면적은 오히려 감소하게 된다.
이 얘기는 몸집이 커지면 추위를 타는 표면적도 증가해 추위를 더 타게 될거 같지만 부피가 커지면서 늘어나는 열의 생산량이 커지는 표면적을 상쇄하고도 더 이득을 본다는 얘기이다.
몸의 길이가 2배가 되면 가로, 세로, 높이의 부피는 8배 증가하지만 표면적은 4배 증가하기에 상대적으로 표면적은 감소하게 된다는 계산이다.
곰의 경우 열대지방에 서식하는 말레이곰은 몸길이가 140cm 가장 작으며, 동일본에 서식하는 반달곰은 130~200cm, 일본 북부 홋카이도에 서식하는 불곰은 150~300cm이며 북극에 사는 북극곰은 200~300cm로 가장 크다.
일본의 사슴 역시도 추운 홋카이도에 사는 에조 사슴이 가장 크게 자라고 호랑이 역시도 시베리아 호랑이가 가장 거대하다.
그리고 항온동물과는 반대로 변온동물은 같은 종일 경우 추운 지방으로 갈수록 몸집이 작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뱀, 도마뱀, 두꺼비 등 많은 변온 동물들이 추운 곳일수록 몸집이 작거나 개체수가 적다. 비단뱀 같은 초대형뱀이 사는 곳도 열대지방. 이와 같은 법칙을 또 역베르그만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키크는 법칙
1. 에스키모는 왜?
앵글로 색슨이나 게르만 같은 북방계 민족들과 곰과 같은 동물들의 케이스로부터 베르그만의 법칙은 이론적으로 타당해 보인다.
그렇다면 에스키모는 어떻게 된 것일까. 아시아 민족의 유전자는 추위조차도 효과가 없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그들의 역사와 식생활에서 원인을 제시한다.
수천년을 북유럽에서 거주해 온 북방계 민족들과 달리 아시아에서 알래스카로 이주한 역사가 훨씬 짧고 동양인이라는 유전적 특성 그리고 뭣보다 충분한 영양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북방 민족들이 고기와 유제품,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했다면 에스키모들은 생고기와 생선 위주로 섭취했기 때문에 키성장에 필요한 필수 영양소들이 부족해서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키커서 기쁜 북극곰
2. 추운데 살면 키가 클까?
그렇다면 역시 이 베르그만의 법칙을 당장 인간에게 적용시켜 본다면 효과를 볼 수 있을까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인간을 상대로 구체적인 실험이 행해진 적은 없다. 그도 그럴것이 실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가치와 명분 또는 돈이 될 것인가하는 문제.
10년 이상 피험자들을 관찰해야만 하는 연구가 될 것이고 거액의 돈이 필요한데 인류앞에 수많은 난제들이 놓여있는 와중에 키가 크는지 안크는지를 볼려는 연구는 명분도 부족하고 투자매력도 없어보이는게 사실이다.
베르그만의 법칙은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은 타당한 이론이다. 문제는 겨우 십수년으로 인간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 보증없는 미지의 영역.
정말로 절실히 아이의 키를 걱정하는 부모가 우연하게도 이민갈 일이 생긴다면 알래스카나 캐나다 북부로 가서 살아보는것도. 함부로 추천할 방법은 아닌 듯하다.